꽃보다 향기롭고 아픈 건 그리움이더라
■ 해설 중에서 시(詩)와 문학(文學)의 향기에 그리움이 취했다 이현수 (시인, 새한일보 논설위원) 독자가 느낄 수 있는 시의 절정, 문학을 통한 감정의 치유, 그 최종 목적지까지 상상의 기운을 몰아가는 탁월한 재주를 지닌 작가를 묻는다면 윤영초라고 스스럼없이 말하고 싶다. 그리움을 그리는 시를 통해 문학치료의 길을 걷는 시인이 있다. 시로 위로 받고 시로 치유하는 글이 있다면 그게 윤영초가 지향하는 문학이자 시의 근간이 아닌가 싶다. 시공을 초월하여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쉽고 편하게 읽혀지고 독자와 함께하는 시는 분명 있고 우리는 그런 유형의 시를 일컬어 명시라 말한다. 윤영초의 시는 쉽고 편안하며 문장 연결 또한 매끄럽고 깔끔하다. 그래서 초희 윤영초의 시를 두고 명시에 가까운 대단함이 공존하는 시라 평하는지도 모른다. 시는 제도와 관습의 산물이다. 끊임없이 이어진 시공간적 단위의 구성원이 서로 받아들이거나 받아들인 것으로 믿어온 담론 구성물이다. 그런 점에서 시에 대한 생각은 부분 개념이거나 역사적 정의에 머문다고 볼 수 있다. 처음부터 시의 본질이니 순수한 시정신이니 호들갑을 떠는 일은 수사적 부풀림이거나, 특정 시관에 대한 배타적 우월성을 굳히기 위한 꾀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이 점에 대한 자각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특정 시관을 금과옥조로 일반화시키는 잘못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따라서 시와 시가 아님의 경계는 유동적이다. 너무 느슨해서 오히려 경계의 나눔이 불필요해 보일 정도다. 어떤 작품이 시냐 시가 아니냐 라고 묻는 것은 어쩌면 어리석은 질문인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좋은 시인가 나쁜 시인가 하는, 특정한 시적 취향과 그 관점을 밝히고 그에 대한 정당성을 따져가며 연구하는 일이 생산적일 것이라 판단된다.
- 저자
- 윤영초
- 출판
- 청어
- 출판일
- 2021.09.10